기후변화 소식

지난해 9월 데일리 메일(Daily Mail)이라는 영국의 타블로이드판 일간지가 지구온난화는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내용인즉슨 ’2012년과 2013년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발표한 북극의 위성사진을 분석해보면 북극의 얼음층이 전년도에 비해 29% 증가했기 때문에 지구는 더 이상 ‘온난화(warming)’가 아니라 ‘냉각화(cooling)’되고 있다’는 것이었죠.

 

이 기사는 세계 주요 언론과 과학자들의 큰 관심을 받진 못했습니다.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부 언론이 이 기사를 열심히 퍼 날랐어요. 그래서 해당 기사를 접한 사람들은 아마 지구가 더워지기보다는 오히려 차가워지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지구온난화가 멈추고 기온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북극의 얼음이 증가한 것일까요?

여기서 잠깐 북극의 환경과 용어에 대해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우리는 극지방하면 흔히 빙하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하얀 얼음으로 뒤 덮인 땅과 바다를 상상하죠. 남극은 하얀 얼음이 쌓인 ‘땅’이 맞습니다. ‘남극 대륙’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것은 남극은 실제 대륙이고 그 위를 하얀 얼음이 뒤덮고 있기 때문이죠. 반면 북극은 하얀 얼음으로 뒤덮힌 ‘땅’이 아니라 ‘바다’입니다. ‘북극 대륙’이라고 하면 어딘가 어색하죠? 북극은 겨울이 되면 얼고 여름에는 부분적으로 녹는 바다 지역이랍니다. 그래서 남극의 ‘빙하’와 북극의 ‘해빙(바다 얼음)’은 구별됩니다. 남극의 빙하는 대륙에 내린 눈이 쌓이고 쌓여 다져진 얼음층이고, 북극의 해빙은 바다가 동결하여 생성된 얼음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이 글에서 말하는 얼음은 해빙을 말한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세요.

 

해빙은 단년생(單年生)과 다년생(多年生) 해빙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단년생 해빙은 말 그대로 1년 내에 살고 죽는, 즉 겨울에 생겼다가 여름이면 사라지는 해빙을 말합니다. 다년생 해빙은 여름이 되어도 녹지 않는 ‘2년차 이상’의 얼음을 의미합니다. 단년생 해빙은 다년생 에 비해 두께가 얇아 쉽게 녹죠.

 

그럼 2012년 여름, 북극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아래의 그림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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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SA, 2012년 9월 16일 위성 데이터, 노란선은 지난 30년 동안의 평균 최소 해빙면적을 표시)

 

참 많이 녹았죠?  2012년은 33년에 이르는 북극 해빙 관측 사상 가장 적은 면적을 기록한 해입니다. 여름에는 보통 단년생 해빙이 녹는데 그때는 다년생 얼음이 아주 많이 사라졌어요. 계속 상승하고 있는 기온에 따른 결과입니다. 그리고 2013년 겨울이 되면서 바다가 다시 얼었지만 다년생 해빙은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자, 그럼 1년 후인 2013년의 위성사진을 보시죠. 2012년에 비해 해빙의 면적이 많이 늘어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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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SA, 2013년 9월 12일 위성 데이터, 노란선은 지난 30년 동안의 평균 최소 해빙면적을 표시)

 

그렇다면 과연 지구온난화가 사라지고 미니 빙하기가 찾아오고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실 2012년은 빙하면적이 관측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했던 매우 특별한 해였습니다. 따라서 많은 학자들은 “극한값이 나타난 후에는 평균으로 회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통계학의 법칙에 따라 2013년에는 빙하가 전년도에 비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었습니다. 2012년과 2013년 빙하면적의 차이가 예상보다 커진 것은 2013년 북극 여름의 기온이 예측과는 달리 낮았기 때문입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북극 해빙의 최소 면적을 매년 검정색 점으로 표시하여 나타낸 것입니다. 검정색 점으로 표시된 북극의 해빙 면적은 늘어났다 줄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습니다. 작년에 해빙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하더라도 지난 30여 년간 북극 해빙면적이 약 40%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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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tional Snow and Ice Data Center, 일부 수정)

 

현재 북극의 해빙은 다년생 해빙은 사라지고 단년생 해빙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년생 해빙은 여름이 되면 녹는 것이 당연하지만 다년생 해빙은 다릅니다. 다년생 해빙이 줄어들수록 북극 해빙의 두께가 얇아져 북극이 얼음이 없는 곳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2013년 해빙 면적이 증가했음에도 우리가 불안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구의 환경은 매년 나타나는 일시적인 변화보다는 장기적인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특히 대중들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면 더욱 신중해야겠지요. 잘못된 정보는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어 매우 ‘나쁜’ 결정을 낳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김민정

*김민정님은 과학기술연합대학원에 재학중이며 현재 빅애스크 서포터즈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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